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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한솔 아카데미 문제집으로만 토목기사 정기 1회차 필기, 실기 1트에 합격한 썰푼다. NEW
글쓴이 김*민 등록일 2026.06.17 조회수 40

 

1. 시작하며: 전공자라는 이름표 뒤에 숨겨진 막막함

안녕하세요. 이번 정기 기사 시험에서 토목기사에 최종 합격한 수험생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비전공자는 물론이고, 저처럼 아무리 관련 전공자라 할지라도 처음 수험서를 펼쳤을 때 느끼는 압도적인 막막함에 공감하고, 작은 희망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공자라고 해도 보통 3학년이 끝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자격증을 준비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수년간 토목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토목기사 필기와 실기 책을 펼쳤을 때 눈앞이 하얘지던 그 생생한 감각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저는 2026년 1월 1일, 새해의 시작과 함께 펜을 잡았고 3월 1일에 필기시험을 치렀습니다. 준비 기간은 약 2개월이었습니다. 주변의 동기들은 일찌감치 필기를 끝내고 실기로 넘어가고 있었지만, 저는 처음 도전하는 기사 시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 더 긴 2개월이라는 시간을 필기에 투자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전공자임에도 학과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는 편이 아니었고, 내세울 만한 자격증 합격 경험도 전무했습니다. "학교 공부와 자격증 시험공부는 접근법 자체가 다르다"라는 선배들의 조언이 무슨 뜻인지조차 몰랐기에, 그저 무식하게 백지상태에서 개념부터 다시 쌓아 올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2. 필기시험 준비: 무식했던 시행착오, 그리고 깨달음

처음에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노랭이'로 불리는 한솔아카데미 토목기사 필기 교재의 커리큘럼에 전적으로 의지했습니다. 4주 과정을 두 번 반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진도를 쫓아가는 데 사활을 걸었습니다. 순수 공부 시간은 하루 평균 4~6시간 정도였고, 컨디션이 좋은 날은 오전 2시간에 오후 6시간을 더해 몰입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슬럼프가 와서 책을 아예 덮어버린 날도 다 합치면 2개월 중 2주 정도는 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한 달은 진도를 빼는 것에 급급했습니다. 1단계 개념 파트의 4개년 치 문제를 모조리 A4 용지에 풀이까지 빼곡하게 적어 내려갔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팔만 아프고 시간 대비 효율은 몹시 떨어지는, 참으로 미련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무식한 과정 속에서 빛을 발견했습니다. 손이 아프도록 같은 공식을 적다 보니 시험에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핵심 유형과 공식'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기 시작한 것입니다.

빈출 문제의 패턴을 파악한 후부터는 A4 용지에 'PASS'라고 큼지막하게 적으며 과감히 넘어갈 수 있었고, 1개년 치를 정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문제 수가 기적처럼 줄어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비효율적인 깜지 쓰기를 멈추고, 3단계부터는 해설을 꼼꼼히 읽으며 문제의 유형 자체를 눈에 바르고 익히는 과정에 집중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개념을 100% 완벽하게 외우고 문제로 넘어가겠다는 욕심을 버리셔야 합니다. 어차피 초반에 외운 개념은 문제를 풀 때쯤이면 다 휘발되어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일단 문제를 풀고 해설을 읽으며 '문제의 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을 1순위로 두십시오. 어떤 개념이 어떤 식으로 문제화되는지 파악한 뒤에, 자신에게 부족한 개념만 따로 발췌하여 정리하는 것이야말로 수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비결입니다.

3. 과목별 필기 공략법: 완벽한 암기보다 '눈에 바르기'

저의 핵심 전략은 '풀이 과정을 완벽히 이해한다'기보다, '문제와 답의 패턴을 자주 보며 암기하는 것'이었습니다.

  • 응용역학: 문제를 딱 보는 순간 '풀 수 있는 문제'와 '버려야 할 문제'가 직관적으로 나뉘는 과목입니다. 풀 수 있는 문제에 쓰이는 공식은 철저히 암기하여 점수밭으로 만들고, 도저히 풀이 과정이 이해되지 않는 난해한 문제는 과감히 그림과 답을 통째로 외웠습니다. 기출을 돌리다 보면 숫자 하나 바뀌지 않고 똑같이 나오는 유형이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 측량학: 계산보다 개념의 뼈대가 훨씬 중요한 과목입니다. 자주 출제되는 핵심 이론과 개념 위주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간다면 무난하게 방어할 수 있습니다.

  • 수리학 및 수문학: 수험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마의 구간입니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응용역학처럼 풀 수 있는 공식을 챙기고 측량학처럼 개념을 다지는 방식을 병행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 철근콘크리트 및 강구조: 개인적으로 가장 수월했던 효자 과목입니다. 파편화된 개념들을 찾기보다, 나만의 서브노트에 중요한 핵심 공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고 틈날 때마다 암기하니 큰 어려움 없이 점수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토질 및 기초: 외워야 할 공식의 양이 방대하고 문제 유형도 다채롭습니다. 하지만 개념형 문제는 빈출 지문이 정해져 있어 수월합니다. 이 과목 역시 계산이 너무 복잡하게 꼬인 문제는 그림과 정답을 매칭해 외우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 상하수도공학: 저에게는 가장 험난했던 과목입니다. 남들은 여기서 고득점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저는 계산 문제보다 미묘하게 말장난을 치는 개념 문제가 너무 헷갈렸습니다. 이 과목은 무조건 많은 양의 문제를 풀어보며 헷갈리는 오답 선지들을 명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관건입니다.

4. 시험 직전 스퍼트: CBT의 마법

시험을 3~4주 앞두고 진도가 합격선에 도달하지 못해 불안했지만, 멈추지 않고 3단계 진도를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마음이 한없이 조급해지던 D-14, 남은 2주 동안은 오직 'CBT(컴퓨터 기반 시험) 기출 반복'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처음 CBT 1회차를 풀 때는 꼬박 2시간이 걸렸습니다. 문제를 푸는 데만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라, 오답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것을 어떻게 머릿속에 구겨 넣을지 고민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CBT 2회차만 돌려도 진이 다 빠지고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일 반복하다 보니 점차 아는 문제가 늘어났고, 나중에는 저도 모르게 문제의 첫 줄만 읽어도 정답을 찍어내는 기계가 되어 있었습니다. 시험 1주 전에는 1회차를 푸는 데 단 30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하루에 2~3개 회차를 가뿐히 돌릴 수 있었습니다. 턱걸이 수준이던 평균 점수도 어느새 70점대 후반에 안정적으로 안착했습니다.

시험 당일, 그토록 두려워했던 응용역학 과목은 기출에서 봤던 그림과 수치들이 그대로 쏟아져 나와 10분도 안 되어 마킹을 끝냈습니다. 그동안 흘린 땀방울을 증명하듯, 저는 평균 80점대라는 안정적인 점수로 필기시험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5. 실기시험 준비: 또 다른 절망, 그리고 다시 반복

필기 합격의 기쁨도 잠시, 4학년 개강과 동시에 실기 시험일까지 제게 남은 시간은 정확히 '1달하고 3일'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학과 생활과 병행하며 필기 때만큼의 순수 공부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실기 교재인 한솔아카데미의 '빨간 책'을 펼친 순간, 저는 다시 한번 깊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분명 전공자이고 필기도 합격했는데, 과연 내가 토목과 학생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생전 처음 보는 낯선 문제들이 수두룩했습니다. 개념 강의부터 차근차근 듣고 싶었지만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필기 때처럼 일단 풀이를 보며 억지로 이해를 시도하는 정면 돌파를 택했습니다.

특히 일명 '말따먹기'라 불리는 단답형/서술형 문제는 중복을 포함해 약 400개가 넘었고, 토목기사 실기의 양대 산맥이라는 '물량산출'과 '공정관리'는 무조건 만점을 받아야 합격권에 든다는 소문 때문에 극도의 공포심을 안겨주었습니다.

6. 실기 공략법: 결국 정답은 '반복과 꼼꼼함'이다

막막했던 실기 역시 해답은 '필기와 같은 방식의 반복'이었습니다. 풀이 과정을 눈으로 따라가며 끈질기게 이해하려 노력하다 보니, 실기 문제 역시 결국 일정한 패턴과 순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필답형 문제 중 상당수는 필기에서 다뤘던 개념의 연장선이었고, 푸는 방식에 손이 익기 시작하자 절반은 넘어섰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물량산출: 풀이 과정 자체는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핵심은 푸는 방법의 정확한 숙지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꼼꼼함'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조언을 드립니다. 절대, 단 하나의 유형도 "이건 안 나오겠지" 하고 넘기지 마십시오. 저는 시간이 부족해 딱 한 가지 유형을 버렸는데, 하필 실제 시험장 도면에 그 유형이 출제되어 땅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 공정관리: 처음에 도면 그리는 법이 이해가 가지 않아 며칠을 헤맸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의 무료 특강들과 교재의 인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며 원리를 깨치고 나니, 오히려 이 과목이 가장 점수 따기 쉬운 효자 과목이 되었습니다.

  • 단답형/서술형(말따먹기): 자투리 시간 활용이 생명입니다.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거나 종이로 뽑아서 외우기보다는, 휴대폰 앱스토어에 있는 '기사 시험 암기 어플'들을 적극 활용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동 시간이나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외우고, 친구들과 퀴즈를 내며 입 밖으로 내뱉는 과정을 거치면 암기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합니다.

7. 시험 당일의 시련: 포기하지 않고 펜을 쥔 자가 승리한다

실기 공부 후반부에 접어들며 문제 수가 필기보다 적다는 생각에 묘한 자신감이 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6년 1회차 실기 시험지를 받아든 순간, 그 자만심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예전 쌍팔년도 기출문제가 부활하고 생전 처음 보는 신유형의 서술형 문제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속으로 '이건 자연재해급 난이도다'라고 생각하며 헛웃음이 났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시험 범위에서 '에이, 이건 설마 안 나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절대 금물입니다.

시험을 마치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는 불합격을 99% 확신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가채점을 해보니 물량산출과 공정관리에서 뼈아픈 자잘한 실수가 발견되었고, 예상 점수는 아슬아슬한 60점이었습니다. 채점관의 펜 끝에서 부분 점수가 조금만 깎여도 바로 불합격하는 낭떠러지에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 발표일, 제 화면에는 '71점, 최종 합격'이라는 기적 같은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그 아비규환의 시험장 속에서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절대 백지로 내지 않고, 내가 아는 모든 관련 지식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단 한 줄이라도 더 썼다"는 것입니다.

8. 마치며: 당신의 수험생활도 결국 해피엔딩일 것입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은 다 다릅니다. 제가 A4 용지에 무식하게 풀이를 적어 내려갔던 것처럼 누군가 보기엔 몹시 비효율적인 방법일지라도, 자신의 방법을 묵묵히 믿고 우직하게 나아가다 보면 반드시 나만의 요령을 깨닫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십시오. 모르면 아는 척이라도 해서 빈칸을 채우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점수를 짜내어 줄 채점관 선생님들의 온정을 믿고 기다리십시오. 합격의 문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펜을 물고 늘어지는 사람에게만 열립니다. 이 부족하고 긴 수기가 지금 이 순간에도 졸린 눈을 비비며 무거운 전공 서적과 씨름하고 계실 수험생 여러분께, 할 수 있다는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다음 합격 수기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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